카르멘
열정의 불꽃
자유를 노래하는 바람처럼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영혼
사랑도 그녀를 가두지 못하고
운명도 그녀를 멈추지 못하리라
바람처럼 스쳐 가버린
그 흔적은 영원히 남으리라
당신의 사랑
그 모든 것이 노래가 되어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메아리치리라
엘리자베스 시시 (자유와 갈망)
나는 황후다
금빛으로 물든 무거운 왕관이
나를 짓누르지만
마음만은 들판을 향해 달린다.
내가 원하는 것은 찬란한 왕좌가 아닌,
푸른 하늘과 바람
끝없는 들판을 가로지르는 말발굽 소리
내 영혼을 살찌우는 한 줄기 햇살
화려한 드레스의 주름 속에 감춰진 자유
그 안에 숨겨진 상처들
내 날개는 꺾였지만,
내 꿈은 여전히 하늘을 날고 있다.
자유를 원한다.
오필리아 (Ophelia)
고요한 강가에 앉아
은빛 물결 속에 내 마음 띄운다.
나를 지긋이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
따스했던 손길의 온기
바람에 실려 사라져버리고
이제는 차가운 칼끝으로
나의 영혼을 휘저어버린다.
살짝 졸린 눈 반쯤 감고
수면 타고 흐르는 꽃잎들 위로
느슨하게 몸 눕혀 본다.
붉었던 내 뺨도
이제는 붉은 양귀비 꽃잎 되어 흩어지고
물에 비친 달빛 벗 삼아
그대를 비추어주리.
인어공주
깊은 바닷속, 넘실대는 물결 넘어
푸른 물빛이 감싸는 하늘을 바라보며
세상을 그리워했지.
모든 꿈은 대가가 따른다는
바다의 달콤한 속삭임
사라져간 나의 목소리 찾아
말 없는 사랑 노래
바람에 실려 보낸다.
물거품이 되어
파도 속에 스며들어도,
사랑을 찾아가는 길을 꿈꾼다.
붉은 망토 소녀와 늑대
어두운 숲, 달빛 아래
늑대가 소녀를 바라본다.
먼발치에서 그녀의 미소 마음에 새기며
어둑해진 숲길
작은 별이 한점 되어 비춘다.
무성해진 풀 속
그의 울음은 밤하늘을 헤매며
휘날리는 검은 갈기
맑고 푸른 눈동자만이
한점 되어 비춘다.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황홀한 순간
장미의 향이 짙어진다
탱글탱글한 가시도 물을 토해내듯
빳빳이 날이 서 있다.
스치는 바람결에 날아든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소리
타들어 가는 레이저 같은 눈빛
그르렁대는 숨소리마저
고요함으로 물든다.
팅커벨의 날개
이슬 머금고
꽃잎은 깨어난다.
부드러운 바람의 손길에
움찔하고,
나비의 자유로운 날개짓에,
꽃잎이 인상을 찌푸린다.
봄의 여신
흐드러지게 핀 벚꽃잎
바람에 날려 내 뺨 간지럽힌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인연으로
가지고 싶지만
흘러내리는 실크 마냥
내 손에 잡을 수 없는
부드러운 촉감 담아 내린다.